주의 만찬예배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피로써 속죄개념의 제사를 단번에 완성시켰다. 그러므로 더 이상 짐승의 피로써 제사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제사장도 필요 없게 되었고, 제물도 필요 없게 되었으며, 제단도 필요 없게 되었다. 이 점을 히브리서 9장과 10장이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유대인 조상들의 제사예법, 즉 짐승의 피가 속죄를 상징했던 예배는 그것의 온전한 원형, 즉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기념하는 주의 만찬 예배가 나타날 때까지 모형과 그림자로써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궁극적으로 예배자의 양심을 깨끗케 하거나 죄를 없애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짐승의 피로써 하지 않고 오직 자기 피로써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아론계열의 대제사장들처럼 매년 지상성막의 지성소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그분은 멜기세덱계열의 영원한 대제사장으로서 지상성전의 원형이요, 참 성전이며, 영원한 성전인 하늘성막의 지성소 즉 하나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 단번에 모든 속죄를 이루셨다. 갈보리 언덕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는 하늘성막 지성소의 법궤 즉 하나님의 보좌에 뿌려졌다. 이로써 하나님의 대속(代贖)의 은총은, 값없이, 반복되는 피의 제사 없이,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단번에, 영원토록, 이 사실을 믿는 자들에게 적용되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과 구세주로 믿고, 그분의 피의 능력을 믿는 자들에게는 속죄(贖罪)의 은총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가 주어진다. 이 하나님의 은총을 깨닫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입은 성도들이 주의 만찬을 통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예배, 주의 죽으심을 추도하는 기념예배,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친교예배, 하나님의 나라와 성령의 임재를 간구하는 기원예배,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전도예배가 개신교 예배이다. 주의 만찬을 통해서 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를 구원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의 주의 만찬 예배는 유대인 조상들의 제사예배를 대신하는 참 예배이다.
유대인 조상들은 짐승의 피를 성막과 모든 제기들에 뿌렸다.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된다고 믿었고, 피 흘림이 없이는 죄 사함이 없다는 보상개념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대인 조상들이 매일 하루 세 번 이상 드렸던 제사예배로써는 속죄를 온전히 이룰 수가 없었다. 짐승의 피가 능히 사람의 죄를 씻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옛 언약(구약) 아래서 드려진 제사예배는 새 언약(신약) 아래서 드려지는 주의 만찬예배의 모형과 그림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짐승의 피로 하나님과 맺은 구약의 선민이라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님과 맺은 신약의 선민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날 밤에 빵을 떼어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셨고, 식후에 또한 포도주를 주시며,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고 부탁하셨다. 이 말씀에 의하여 주의 만찬예배가 온전하고 새로운 예배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오늘날 유대인들은 제사도 주의 만찬도 없는 기도회로만 하루 세 번 이상 모이고 있다. 주의 만찬이 없는 개신교 예배도 유대교 예배와 다른 것이 없는 기도회에 불과하다. 비록 제사예배는 없어졌지만, 제사예배를 대신하는 주의 만찬예배가 하나님이 받으실만한 진정한 예배란 사실을 우리 모두는 진실로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