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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8-21 11:03
불러들이는 행복
 글쓴이 : 조동호
조회 : 6,486  

불러들이는 행복

행복의 파랑새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불러들이는 것이다. 만물의 분명한 법칙은 버려두면 망가지는 것이다. 하물며 행복의 파랑새를 쫓아내는 행위는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행복과 관련해서 세 종류의 사람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행복의 파랑새가 찾아와주기를 마냥 기다리는 사람, 둘째는 행복의 파랑새를 불러들이는 사람, 셋째는 찾아온 행복의 파랑새마저 쫓아내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행복의 파랑새를 적극적으로 불러들이는 사람의 특징은 불만족스런 일들에도 불구하고 남의 탓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수동적이고 역행적인 사람의 특징은 불만족스런 일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불평과 불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림동화책 [둥지상자]를 펴낸 김황이란 작가가 있다. 그는 재일조선인 3세로써 본명이 심강만이다. 조선인이었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심한 '왕따'를 당했는데, 소학교 5학년 때 특별활동부서를 정하는 날 감기로 결석을 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육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집오리, 메추라기, 잉꼬들에게 먹이를 주고 사육장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동안 어린 심강만은 사육사가 되고 싶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에서 전학 온 김황이란 친구와 사귄 뒤부터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심강만이 재일조선인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의 김황과 헤어졌다. 이 친구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김황이란 필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 조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일본 국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무원인 동물사육사가 될 수 없었다. 사육사가 되기 위해서 국적을 바꿀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대신에 꿈을 접었다. 그 뒤 한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심강만은 김황이란 필명으로 생명들의 공생에 대해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국적과 나이와 종을 불문하고 모든 생명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동화작가 김황은 이토록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불행까지도 행복으로 바꾼 훌륭한 재일조선인이다. 그가 [둥지상자]에서 이런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독일 중부 튜링겐 주에 베를레프슈(1857-1933)란 이름의 남작이 살고 있었다. 남작은 잠실야구장 62개가 들어설 정도의 커다란 숲을 갖고 있었다. 그는 새들을 좋아해서 고양이나 뱀을 쫓아내고, 물 마실 곳과 먹을거리까지 마련해 줬지만 숲을 찾아오는 새들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더 많은 새들이 찾아올 방법을 궁리하던 남작은 새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주기로 결정했다. 무려 이천 개가 넘는 둥지상자를 만들어 나무에 걸어줬더니 새들이 꼬리를 물고 찾아와 새끼를 낳았고, 숲은 이내 새들의 천국이 됐다. 남작은 1899년에 둥지상자에 대한 연구서를 출판하여 세상에 알렸지만 아무도 그를 따라 배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1905년 나뭇잎을 갉아먹는 목화명나방 애벌레가 크게 번식하여 튜링겐주에 있는 숲의 나무들이 거의 죽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남작의 숲은 끄떡없었다. 둥지상자에 사는 그 많은 새들이 목화명나방 애벌레를 먹어 치우는 바람에 숲은 피해를 입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이 되었다. 남작의 행운은 저절로 찾아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여 불러들인 것이다. 남작의 이야기는 행복의 파랑새는 스스로 돕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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