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3. 관유와 향 제작에 관한 규례(출
30:22-38)
출애굽기
30장 22-33절은 거룩한 기름인 관유의 제작과 사용법에 관한 내용이다. 이 관유는 성막과 기물들과 제사장을 성별하는데 사용되었다. 관유는
자연에서 채취된 기름이 아니라 조제된 기름이었다(23-25절). 올리브유에 향을 적절히 배합하여 정성껏 만든 고가의 기름이었다. 하나님은
향기로운 이 기름을 거룩히 구별하였으며, 그 기름을 성막 기구들에 발라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하셨다(26-29절). 또 하나님의 일군들이 이
기름을 머리에 발라 거룩히 구별되도록 하셨다(30절). 이 기름을 바른 하나님의 일군들은 향기롭고 가치 있는 일에 종사하는 하나님을 섬기는
종들이었다.
또 출애굽기 30장 34-38절은 향 제작에 관한
규례이다. 향 제작방법(34-37절)과 금지규정(38절)을 기록하고 있다. 향은 관유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지시하신 방법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분향단에서 살라져 하나님께 향기를 피워 올리는 목적 외에는 달리 사용되어질 수 없었다. 또한 하나님의 지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향은 절대 거룩한
분향단에서 살라질 수 없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는 질서와 방법과 성별된 내용이 있다. 아무리 화려한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뜻과 명령에 준하지 않고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없으며 오히려 하나님을 모독하는 중한 죄가 될 수 있다.
22-33절에 언급된 관유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첫째, 관유는 하나님의 신, 곧 성령님을 상징한다.
성령님이 구약시대에는 구별된 하나님의 일군들에 한해서 하나님의 신의 권능으로만 나타나셨지만, 신약시대에는 하나님의 선물로 모든 성도들의 마음속에
성령님이 친히 함께 하신다. 성령님이 성도들의 심령에 함께 하시는 축복이 구약시대에는 없던 신약시대만의 축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성령시대라 부른다. 그러니까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의 신, 곧 성령님의 능력의 역사만 있었고, 하나님이신 성령님이 친히 사람들과 함께 계시지는
않았다. 성령님이 사람들과 함께 계시기 시작한 것은 주후 30년 오순절 날 예루살렘 성전에서 기도하던 사도들에게 임하신 때부터이다. 처음에는
사도들에게 임하셨지만, 이후 오늘날까지 예수님을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침례 또는 세례를 받은 모든 성도들에게 임하시고 함께 하셨다.
둘째, 관유는 하나님이 특별히 뽑으셨음을 상징한다. 관유는 성막과 기물들과 제사장을 거룩히 구별하는데 사용되었다. 특히 왕과
제사장과 예언자를 뽑을 경우 선지자가 그들의 머리 위에 올리브유를 부어 임직했다. 예를 들면, 사울과 다윗과 솔로몬은 머리에 기름부음을 받고
왕이 되었으며(삼상 10:1; 16:12; 왕상 1:45), 사독은 기름부음을 받고 제사장이 되었고(대상 29:22), 엘리사는 기름부음을 받고
선지자가 되었다(왕상 19:16). 기름부음 받은 자들은 모두 성령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있다. 사무엘상 16장 13절에 보면, "사무엘이 기름
뿔을 취하여 그 형제 중에서 그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신에게 크게 감동되었다."는 말씀이 있다. 여기서 특별히 뽑힌
자들은 안수례를 받고 하나님을 섬기는 직분 자들이다. 성도들을 준비시켜 봉사의 일을 하게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은사 자들이다(엡
4:12). 다윗에게 임하신 성령님은 왕의 직책수행을 위한 권능의 덧입힘을 뜻한다. 다윗의 개인구원과는 별개의
것이다.
그리스도인들도 뽑힌 자들이다. 구원을 위해서 하나님의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고,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어 봉사의 일을 하는 자들이다. 만인제사장 개념에서는 성도들도 모두 주의 일군들이다. 그러나
안수례를 받고 전임(專任)하는 일군들과는 차이가 있다.
셋째, 관유는 하나님이 뽑으신 자들을 성령님으로 도장
찍으셨음을 상징한다. 또 관유는 하나님이 구원을 주시고 그 사실을 성령님으로 보증하셨음을 상징한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1장 21-22절에서
말하기를, “우리를 너희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견고케 하시고 우리에게 기름을 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저가 또한 우리에게 인치시고 보증으로
성령을 우리 마음에 주셨다.”고 하였다. 예수님도 침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시는 것을 보셨다. 그 때 하늘로부터 예수님을 보증하는 음성이 있어 말하기를,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
3:16-17)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임하신 성령님과 바울이 말한 성령의
기름부음에는 차이가 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예수님의 경우는 안수례의 개념으로써 그리스도의 직책을 맡을 자로 뽑히시고 성령님으로 기름부음을
받으신 것이고, 사도 바울이 고린도후서 1장 21-22절에서 하신 말씀은 성도들이 구원에로 뽑힘을 받고, 그 구원에 대한 보증과 도장 찍음으로
성령님을 선물로 주셨다는 뜻이다. 예수님께 임한 성령님은 직책수행을 위한 권능의 덧입힘의 뜻이고, 성도들에게 임재하신 성령님은 성도 각자의
구원을 위해서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넷째, 관유는 하나님께 드려질 제사와 제사를 바칠
자들을 거룩하게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관유를 만들 때 섞는 향료를 최상품으로 쓰도록 명령하셨다(23,24절).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거룩히
구별돼야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지시대로 제조된 관유는 제사에 쓰이는 도구들과 그것들을 사용할 제사장들을 거룩히 구별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하나님께 바치는 제사는 거룩해야 함으로 제사에 쓰이는 각종 제기들은 거룩히 구별된 것들이어야 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내용은 하나님께 속한 것들을 거룩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속한 것을 세속적인 것과 구별하지 않고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예배에 있어서 중요한 행위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도,
예배에 참예하는 성도들도, 예배에 쓰이는 모든 기물과 제기들도,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도 깨끗하게 구별되고 거룩하게 바쳐져야 한다. 여기에는 몸과
마음이 겉과 속이 모두 해당된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거룩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를 드리는 마음가짐이나 몸가짐이나 모든 것이
거룩해야 한다. 26-29절에서 “너는 그것을 회막과 증거궤에 바르고, 상과 그 모든 기구이며 등잔대와 그 기구이며 분향단과 및 번제단과 그
모든 기구와 물두멍과 그 받침에 발라 그것들을 지극히 거룩한 것으로 구별하라. 이것에 접촉하는 것은 모두 거룩하리라.”고 한 말씀은 예배를
드리는 마음가짐이나 몸가짐이나 모든 것이 거룩해야 할 것을 명령하신 것이다.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쓰이는 모든 도구와 장소가
성물로서 귀하게 쓰임을 받는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그것들은 사람들의 믿음과 신앙의 자세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성소의 모든 도구들은 그
자체가 거룩했다기보다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관유가 발라짐으로써 비로소 성스러움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성도들도 마찬가지이다. 디도서 3장
5절의 말씀대로, 본래 죄인이었던 우리가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곧 성령의 기름부음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늘 우리 자신들을 세상과 구별하고, 하나님께 예배할 때에는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만한 거룩하고
살아있는 제사로 마음을 모아 드려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