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모세의 이집트 귀환(출 4:1-31)
출애굽기 4장 1-17절은 모세가 자신의 무능을 핑계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거듭 거절하는 인간적인 나약함과 무지를 보여주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그 누구보다 잘 아시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표적을 보이시면서 까지 끝내는 당신의 일군으로 삼으시는 장면이다.
환자에게 가장
해로운 것은 자기 자신이 마치 의사인 것처럼 스스로 자기 병을 비관적으로 진단하는 일이다.
의사의 처방을 믿고
신뢰하기보다는 자기 병은 못 고칠 병이라고 생각하는 절망은 키르케고르가 말한 것처럼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다.
극적인 방법으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을 만났고,
또 그분의 부르심을
받아 사명을 받았지만,
사람을 죽이고 도망쳤던
이집트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지시에 모세는 40년 전 자신의 실패와 그동안 목동으로 살아온
자신의 무능함에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부정과
절망에 쌓인 모세에게 하나님은 실망치 않으시고,
그에게 소망을
심어주셨다.
세 가지 표적을
보여주시며,
일러주시고,
그래도 주저하는
모세에게 협력자로 아론을 붙여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셨고,
무엇보다도 모세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까지 하셨다.
그러자 모세의 마음에
소망의 불씨가 살아났다.
하나님은 그 증표로
지팡이를 이적의 도구로 지참하라고 일러주셨다.
이 처방은 확실했고
적절했다.
마침내 모세는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능치 못할 일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이집트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위로와 권면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영성훈련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위로의
성령님을 통해서 우리 가운데 계시면서 언제나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조용히 묵상하는 가운데 세미한 음성으로 위로하시고 권면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도록 해야
한다.
출애굽기 4장 1-17절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하나님은 인간에게 참된
생명과 소망을 부여하시는 절대자이시기 때문에 우리 인간이 근원적으로 느끼는 절망과 실패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의 능력과 은총을 덧입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인간은 미약하고 무능한
존재지만,
하나님은 능력자이시기
때문에 그분의 권능이 임하면 큰 역사를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승리자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출애굽기 4장 18-26절은 하나님의 함께하심에 대한 약속과 여러
가지 이적에 크게 고무 받은 모세가 드디어 하나님의 택한 백성의 구원을 위해서 이집트로 떠나는 장면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또
고난당하는 동족의 구원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채 위험과 불확실성에 내던지는 모세의 위대한 신앙적 결단을 살펴볼 수
있다.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위험하고 예측이 불가능한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든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확실한 미래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 없이 좀처럼 결단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보살펴야할
가족이 있는 가장으로서 온 가족을 모험에 내맡겨야한다면 더더욱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게 될 것이다.
그 일이 당사자인
자신에게는 보람되고 뜻깊은 일일는지 몰라도,
그래서 얼마든지 고난을
감내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만일 가족이 그와 뜻을
달리한다면,
그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일단 결심을
마친 모세는 지체 없이 행동에 옮겼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들과 함께 이집트로 향했다.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 것이다.
이것은 여호수아의
고백처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고 한 결심이었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재차 여러 가지로 확신과 다짐의 말씀을 주셨다.
그리고 모세는
자신의 결심을 행동에 옮기기에 앞서 먼저 장인 이드로에게 이집트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허락을 받아 낸다.
또 가족과 함께 떠나는
모습에서 우리는 모세가 아내와 자녀들을 설득하는데도 성공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은 모세를 따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모세의 두 아들이 아직
할례를 받지 않았고,
아내인 십보라도
언약백성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신앙자세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막으시고 미디안으로 돌려보내셨다(18:1-5).
그 결과 모세만이
이집트로 가게 되었다.
이처럼 온 가정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선한
일을 힘썼던 고넬료의 가정(행 10:1-2)과 그리스보의 가정(행 18:8)은 온 가족이 헌신하는 가정의 귀감으로써 수십
세기를 걸쳐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출애굽기
4장 27-31절은 하나님의 백성의 해방을 위해 홀로
이집트로 도착한 모세를 그의 형 아론과 장로들 및
온 백성이 환대하고 자기들의 지도자로 맞아들이는 장면이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빈
손,
빈
몸,
빈주먹으로 이집트로
향해 가던 모세는 앞으로 얼마나 더 험한 여정이 놓여 있을까를 염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염려와 두려움과는 반대로 그를 환대하는 장로들과 형 아론을 대기시켜놓고 계셨다.
외롭고 언변에 능치
못했던 모세가 구변이 뛰어난 형 아론을 만나게 된 기쁨은 얼마나 켰을까?
또 지리멸렬할 줄
알았던 이스라엘 민족이 장로들을 중심으로 결속된 모습은 얼마나 모세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까?
우리는 여기서 당신의
구속역사를 위해 모든 것을 미리 예비하신 하나님의 주도면밀함을 엿볼 수 있다.
동시에 우리
신앙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의문을 달지 않고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시내산
기슭에만 계셨던 것이 아니라,
자기 백성을 괴롭히는
이집트에도 계셨던 것이다.
하나님은
‘여호와 삼마’(겔 48:35)로서 거기 계셨을 뿐만
아니라,
모든 환경을
‘여호와 이레’(창 22:14)로 예비하셨던 것이다.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은 당신을 신뢰하고 따르는 자녀들을 위해서 우리가 서 있는 현장인 거기에 계실 뿐 아니라,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들을 예비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모세처럼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전진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