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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8-08 23:59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눅 17장 20-21절]
 글쓴이 : 조동호
조회 : 3,453  

 
 앞에서 '뽑힌 사람들의 모임인 교회'와 '기름부음 받은 자인 성도'란 제목으로 교회와 교인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교회가 설립된 시기와 장소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교회가 설립된 때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의 공생애와 관련해서 교회 설립시기를 생각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예수의 부활과 관련해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가 시작된 정확한 시기는 주후 30년 오순절 아침 9시경에 예루살렘에 강림하신 성령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정설로 되어 있다. 카톨릭교회에서는 이 날을 주후 30년 5월 28일 일요일로 산출한다.
교회가 시작된 장소는 넓은 범위에서 보면 유대 땅의 수도 예루살렘이 확실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장소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장소를 마가의 다락방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때 모인 사람의 수를 120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견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교회가 설립된 구체적인 장소를 예루살렘 성전 뜰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초기 예루살렘교회의 집회장소를 성전 뜰 가장자리에 있었던 솔로몬의 행각이라고 믿는다.
교회가 시작된 시간과 장소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그렇다. 교회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더없이 중요하다. 그래서 여기서는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이란 제목으로 교회가 시작된 시간과 장소를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제목을 '교회의 시작'이라고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이라 한 것은, 우리가 이미 앞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이며, 교인은 그 나라의 백성'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쓰이는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점에 유의해 주기 바란다.
첫째,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교회사 측면에서 볼 때, 하나님의 나라는 주후 30년 오순절 아침 9시경 예루살렘 성전 뜰에서 성령의 오심으로 성령과 함께 성령의 능력으로 시작되었으며,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예수를 믿고, 자기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고, 침례를 받고, 예수의 이름아래 모인 공동체의 출범으로 이 땅에 시작되었다. 예수께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마 4:17) 라고 선포하신 말씀은 바로 이 때를 두고 하신 것이다. 여기에서 '천국'이란 말은 예수께서 많이 사용하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유대적 표현에 불과하다. 따라서 '천국'이란 말은 반드시 하늘에 있는 나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예수께서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겠다."(마 28:20)와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실 것이다."(요 14:16)라고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말씀도 교회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다. 예수는 보혜사 성령을 통해서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말씀하셨고, 이 성령이 오순절날 아침 9시경 성전 뜰에 모여있던 제자들에게 강림하심으로써 교회가 시작되었고,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하나님의 나라는 복음을 듣고, 믿고, 회개하고, 고백하고, 침례 또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의 능력으로 개인의 심령에 시작된다. 보이는 하나님의 나라가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예수를 믿고, 자기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고, 침례를 받고, 예수의 이름아래 모인 신자들로 인해서 시작된 것처럼,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복음을 듣고, 믿고, 회개하고, 고백하고, 침례 또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의 중생의 씻음과 새롭게 하심으로 개인의 심령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종말론의 측면에서 볼 때,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 시작되지 아니한 미래의 나라이다. 그래서 대개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죽어서 가는 나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죽은 다음에 가는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성서는 그 나라를 낙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낙원은 아직 시작되지 아니한 미래의 나라는 아니다. 미래의 나라이기보다는 오히려 지금 실존하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낙원과 교회는 둘 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낙원은 육체가 없는 성도들의 천상의 나라이고, 교회는 육체를 가진 성도들의 지상의 나라이다. 예수께서 다시 오시면 영원한 나라인 새 하늘과 새 땅이 세워지는데, 낙원과 교회는 이 때를 위한 일시적인 나라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교회는 지상에 살아있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을 위한 임시적인 나라이며, 낙원은 천상에 영으로 살아있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을 위한 임시적인 나라이다. 예수께서 다시 오시면 영원한 나라인 새 하늘과 새 땅이 세워지고, 낙원의 성도들은 부활하여 이 나라에 들어가게 되고, 교회의 성도들은 거룩하고 영화로운 몸으로 변화되어 이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회는 '이미,' '지금 여기에'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 미래의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체험하고 맛보는 곳이며, 믿음으로 이 완전한 나라에 다가 가는 곳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에 성도인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답게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살까? 서로 사랑하며 살 것이다. 행복하게 살 것이다. 기쁘게 살 것이다. 감사하며 살 것이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예배하며 찬양하며 살 것이다. 성도인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둘째, 오순절 성령강림은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령의 오심으로 성령과 함께 성령의 능력으로 시작되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었다. 성령이 우리 안에 오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바로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다.
주전 6세기경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에 유배된 시기를 전후해서 싹트기 시작한 메시아 사상은 나라 잃은 민족에게는 둘도 없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이 시대에 활동했던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과 같은 유명한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의 빼앗긴 주권의 회복이 메시아의 출현과 성령강림으로 성취될 것을 예언했다. 또한 메시아 출현과 성령강림의 때에 이루어질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은 마지막 시대의 출범을 알리는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설명되었다.
기독교는 이 예언들이 모두 예수의 부활 승천과 오순절 성령강림의 때인 주후 30년 교회가 시작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예수를 메시아로, 오순절이후 제자들에게 일어난 방언과 병고침과 같은 수많은 표적들을 성령의 오심으로, 또 이 때에 출범한 교회를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으로 확신하고 있다.
사도행전 1장 4-6절의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 승천을 앞두고 제자들을 모아놓고,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고 당부하셨다. 그 때 제자들은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입니까?"라고 물었다. 이 질문에 예수께서는 "때와 기한은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의 알바 아니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대답하셨다.
예수와 제자들이 나눈 이 짤막한 대화 속에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수는 메시아 시대의 출범을 알리는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성령의 임재를 말씀하셨다. 예수는 성서가 예언한 새 시대를 성령시대로 지칭하셨다. 예수는 성서가 예언한 마지막 시대를 성령시대로 지칭하셨다. 이 시대가 바로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시대요, 메시아 시대이며, 마지막 시대이다.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시대가 메시아 시대라면 어떻게 해서 예수가 계시지 아니한 이 시대가 메시아 시대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예수께서 성령을 통해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시며, 교회를 통치하시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부 하나님에 의해서 계획되었고, 성자 하나님에 의해서 창설되었으며, 성령 하나님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는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가 이 천년 전 성령과 함께 시작되었고, 지금은 우리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시작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의 주인공들이다.
셋째,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을 모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예배와 기도와 찬양의 중심지인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서 시작되었다.
예루살렘은 문자적으로 이스라엘의 수도이지만, 영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의 수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예비하고 계신다. 우리 모두는 장차 눈물도 없고, 사망도 없고, 애통도 없고, 아픈 것도 없는 이 거룩한 성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생복락을 누리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성령이 오순절 아침에 예루살렘에 강림하셨다는 것과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인 교회가 출범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리스도가 나귀를 타고 평화의 왕으로서 입성하신 곳이 예루살렘이며, 만 왕의 왕, 심판주의 주로서 다시 강림하실 곳도 예루살렘이다.
성령이 성전 뜰에 모인 사도들에게 처음 강림하셨고, 하나님의 나라의 시작인 교회가 하나님을 모신 성전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성령강림의 장소로 마가의 다락방이 사실처럼 믿어져 왔지만 우리가 성경을 잘 읽게되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가의 다락방은 제자들의 숙식장소에 불과했다. 물론 초대교회가 가정에 모여 예배나 기도 모임을 가졌고(행 5:42, 12:12), 교회도 가정교회가 대부분이었지만(롬 16:5; 골 4:15; 몬2; 고전 16:19), 정작 교회가 처음 시작된 것은 마가의 다락방이 아니라 성전 뜰에 있는 솔로몬 행각이었다.
사도행전 초반부를 잘 살펴보면, 마가의 다락방이 언급된 날짜와 120명이 모여 가롯 유다 대신에 맛디아를 뽑아 사도의 반열에 합류시킨 날짜가 다르고, 또 이날들과 오순절 성령강림의 날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가의 다락방이 언급된 날짜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지 40일째 되는 날이며, 성령이 강림한 오순절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그리고 120명이 모여 가롯 유다 대신에 맛디아를 뽑아 사도의 반열에 합류시킨 날짜는 40일과 50일 사이에 있는 어느 한 날짜이다. 분명한 것은 제자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올라간 날짜와 오순절까지에는 열흘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예루살렘교회가 함께 모인 장소는 주로 솔로몬 행각이었다.
초대교회 당시 유대인들은 하루 세 번 기도했다. 이 시간은 아침 9시, 정오, 오후 3시로 정해져 있었다(시 55:17; 119:164; 단 6:10; 행 2:15; 3:1; 10:9). 성령이 강림한 시간은 아침 9시 기도하는 시간이었다(행 2:15). 예수의 제자들도 기도 시간에 기도한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요한과 베드로는 기도시간에 성전에 올라갔다가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를 고쳤다. 또 베드로는 기도 시간에 기도하다가 환상을 보았고 고넬료 가정에 초대를 받았으며, 고넬료 가정이 구원을 받았다.
오순절은 유대인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명절이다. 예루살렘에서의 명절행사는 성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명절에는 순례자들을 포함해서 언제나 사람으로 홍수를 이루었다. 더욱이 그 시간이 기도시간일 경우에는 더 심했다(눅 24:53; 3:11; 5:12). 이 시간에 유대인이었던 제자들이 다락방에 머물러 있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또 성령이 강림하시고 방언의 역사가 있었던 때와 즉각적으로 일어난 청중들의 반응을 보면 그 장소가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장소였지, 제자들만 모인 다락방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시간에 성령이 강림하시고 수 개 국어를 말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은 교회창립을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였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모든 나라들에서 성지 순례차 모여든 많은 사람들에게 일시에 복음이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스라엘의 회복된 나라요, 성전 예배의 전통성을 이어받고 있는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가 성령의 능력을 통해서 성령과 함께, 성령이 우리 안에 오심으로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우리 신앙인들은 육체적으로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에 살고 있다.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다. 이와 같은 복된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받아 드리는 사람일수록 하나님께 뽑힌 사람답게,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답게, 멋지게, 행복하게 살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