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자 그리스도34: 천국백성과 지옥백성의 분리(4)(계 9:1-21)
일곱 나팔재앙(1)
천국백성과 지옥백성의 극명한 분리와 대조를 통해서 요한이 성도들에게 주는 교훈은 인내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계시록 14장 12절에서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고 했다.
적그리스도의 세력이 미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데 있어서 장애가 되는 것들은 모두 다 적그리스도의 세력이다. 요즘처럼 크게 어려운 때일수록 믿음의 인내가 더욱 요구된다. 이기는 자는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양 예수님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보응의 하나님이시다.
계시록의 내용은 다른 성경구절들과 견주어 볼 때, 그 뜻이 더욱 명확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편 54장 7절을 보면,
“대저 주께서 모든 환난에서 나를 건지시고 내 원수가 보응 받는 것을 나로 목도케 하셨나이다.”고 노래하고 있고, 시편 118장 5-9절은
“내가 고통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답하시고, 나를 광활한 곳에 세우셨도다.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 내게 두려움이 없나니, 내게
어찌할꼬? 여호와께서 내 편이 되사, 나를 돕는 자 중에 계시니, 그러므로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 보응하시는 것을 내가 보리로다. 여호와께 피함이
사람을 신뢰함보다 나으며, 여호와께 피함이 방백들을 신뢰함보다 낫도다.”고 노래하고 있다. 시편 기자의 이 노래가 바로 요한이 계시록을 통해서
하고 있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내 편이 되시고, 나를 도와, 모든 환난에서 건지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 보응하신다. 그러니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며 그분에게 피하는 것이 최선책이다.’고 말한다.
계시록 8-9장은 일곱 나팔재앙에 관한 환상이다. 7장에서 일곱 나팔재앙을 피한 구원받은 십사만 사천과 큰 무리에 관한 천상의 환상을
보여준 후 연이어서 8-9장에서 나팔수인 일곱 천사들이 순서대로 부는 나팔소리와 함께 지상에 쏟아지는 일곱 가지 재앙을 환상으로 보여준다.
8장에 처음 네 개의 재앙들이 나오고, 9장에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가 나온다. 그리고 한 장 건너 뛰어 11장 15-19절에 일곱 번째가
나온다.
일곱 나팔재앙(2)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일곱 인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겠다.
첫째, 일곱 번 인봉된 두루마리 책에서 일곱 개의 인을 한 개 한 개 차례로 떼시는 분은 어린양 한 분뿐이시다. 첫 번째부터 넷 번째
인까지는 역사의 악순환으로써 국내외 전쟁과 기근과 각종 질병과 사고들로 인해서 닥친 죽음을, 다섯 번째 인은 성도들이 믿음 때문에 당하는 거룩한
죽음을, 여섯 번째 인은 천체와 지구의 죽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일곱 나팔재앙은 나팔수들인 일곱 천사들이 한 분씩 차례로 여섯 번째까지 나팔을
불 때마다 지상에 쏟아지는 재앙들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마지막 일곱 번째 인이 다른 여섯 개의 인이 소개된 6장에 함께 나오지 않고, 한 장을 건너 뛴 8장 1절에 나온 것처럼, 일곱
번째 나팔재앙도 나머지 여섯 개의 나팔재앙이 소개된 8-9장에 함께 나오지 않고 한 장을 건너 뛴 11장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15-19절).
셋째, 일곱 번째 인이 앞선 여섯 개의 인들에서 언급된 ‘죽음의 향연’ 또는 역사의 악순환을 배경으로 천상과 지상 모두에 적용되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 것처럼, 일곱 번째 나팔도 이중적이다. 일곱 번째 인은 8장 1절에 나오는데, 반시간 정도의 침묵을 말한다. 여기서 반시간 정도의
침묵은 제7장에 언급된 대로 큰 환란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지키고 구원 받은 성도들이 죽은 후 낙원에서 누리는 참 안식을 말한 것일 수 있고, 또
폭풍전야의 고요처럼 세상을 심판하는 일곱 나팔재앙이 내리기 직전의 무거운 침묵을 말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일곱 번째 나팔은 11장 15-19절에 나오는데, 일곱 번째 인의 침묵과는 달리 하늘에서 큰 음성들이 나서 세상 나라가 그리스도께서
왕 노릇하는 나라가 될 것과 상벌에 관한 큰 심판이 있을 것을 선포하였고, 이어서 천상의 성전이 열리고, 지성소의 언약궤가 보이며, 번개와
음성들과 우레와 지진과 큰 우박이 보였다. 그러고 나서 10-13장에 소개된 중간계시들을 잠시 보여준 후에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한 강도로
14-15장에서 구원받은 천상백성의 모습을, 16장에서 무서운 일곱 대접재앙들을 보여준다.
일곱 나팔재앙(3)
넷째, 일곱 번째가 의미하는 것은 ‘안식’과 ‘죽음’이다. 중요한 것은 일곱
나팔재앙이나 일곱 대접재앙과 같은 하나님의 심판이 구원 받은 성도들의 탄원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란 점이다. 그것은 마치 고센 땅에서 고통당하던
히브리인들의 탄원을 들으시고, 그들을 해방시켜 안식의 상징인 가나안 땅을 주시려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완고한 이집트인들에게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신 것과 같다.
요한계시록 8장 1-5절은 일곱 나팔재앙이 구원받은 성도들의 탄원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란 점을 보여준다. 일곱 번째 인을 떼신 이후의
일을 보면(8:1), 하나님 앞에 시위한 일곱 천사들이 나팔을 받고(8:2), 나팔 불기를 예비하는 장면(8:6)과 다른 한 천사가 제단 곁에
서서 금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아 담는데, 이 향들은 성도의 기도들과 함께 보좌 앞 금단에 드려질 것들이었다(8:3). 그리고 향의 연기와
성도들의 기도들이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간다(8:4). 이 일을 하는 천사의 이름이 ‘라파엘’로 알려져 있다.
계시록 5장 8절을 보면, 보좌 앞에 선 네 생물과 24장로들이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 대접을 갖고 있는데, 금 대접에 담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고 하였다. 5장 8절과 8장 3절을 종합해 볼 때, 금향로에 담긴 향은 예배의 향, 곧 향기로운 예배 그자체이거나 성도의
기도들이거나, 또는 금향로 속에 예배의 향과 성도의 기도들이 함께 담긴 것을 말한 것일 수 있다. 이것은, 광야시대 때, 성막 뜰 제단에서
피어나는 제물의 향기와 성막 지성소 앞 금향로에서 피어나는 향의 연기가 합하여 지성소 서편 끝 법궤 뚜껑 위 시은소 곧 하나님의 보좌에로
피어들었던 것의 원형과 실체로써 천상의 성막 지성소의 보좌를 옹위한 네 생물과 24장로들과 천사의 손에 들려진 금향로에서 피어나는 향은 다름
아닌 성도들의 예배와 기도가 보좌에 앉으신 이에게 상달되어지는 것임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 한 예로써 소개된 기도가 주님께서 다섯 번째
인을 떼실 때에 하나님의 말씀과 믿음의 증거를 인하여 죽임을 당한 제단 아래 영혼들이 흘린 피를 신원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한
것이다(6:9-10). 이 탄원에 대해서 하나님은 그들에게 구원의 상징인 흰옷을 주시며 11절에서 “아직 잠시 동안 쉬되, 그들의 동무 종들과
형제들도 자기처럼 죽임을 당하여 그 수가 차기까지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바로 나타난 하나님의 응답이 세상을 심판하는 일곱 나팔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