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일치15: 행함이 없는 믿음(3)(약 3:9-18)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9-12절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샘이 한 구멍으로 어찌 단 물과 쓴 물을 내겠느냐?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나무가 감람 열매를,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겠느냐? 이와 같이 짠 물이 단 물을 내지 못하느니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이중성을 나무라는 말씀이다. 이 이중성은 위선과 외식으로 나타나곤 한다. 예수님도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이중성을 심하게 책망하신바가 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613개의 계명들과 수많은 울타리 법들을 사랑하고 또 눈물겹도록 철저하게 지켰지만,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눅 18:9)이었다.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않는 자, 무거운 짐을 사람의 어깨에 지우는 자, 높은 자리와 섬김 받기를
좋아하는 자, 천국 문을 가로막고 선 자, 교인을 지옥자식이 되게 하는 자, 외식하는 자, 정의와 긍휼과 믿음을 버린 자, 맹인 된 인도자,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낙타는 삼키는 자,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 자, 회칠한 무덤 같은 자,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지만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한 자들이었다(마 23장).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에도 입만 열면 남을 비방하고 헐뜯는 이들이 없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이 사람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사람에게 행하는 것이 곧 하나님에게 행하는 것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남을 비방하고 헐뜯고 저주하는 것은 하나님을 비방하고
헐뜯고 저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같은 입으로 찬송도 하고 남을 비방도 하고 저주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샘이 한
구멍으로 단 물과 쓴 물을 낼 수 없듯이, 무화과나무가 올리브 열매를,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을 수 없듯이, 짠 물이 단 물을 낼 수 없듯이
그리스도인의 삶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웃에게 선하게 대하는 것이 하나님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웃에게 선을 베풀면 해를 당할 확률은
줄어들고 반면에 받을 복은 커진다.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면 그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입을 수 있다. 은혜를 입히기도 하고,
은혜를 입으면서 살게 되면 마음에서 감사와 자긍심의 물결이 넘실거리게 된다.
“너희 중에 지혜와 총명이 있는 자가 누구냐”
13-14절 “너희 중에 지혜와 총명이 있는 자가 누구냐? 그는 선행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온유함으로 그
행함을 보일지니라. 그러나 너희 마음속에 독한 시기와 다툼이 있으면 자랑하지 말라. 진리를 거슬러 거짓말하지 말라.”는 자기 혀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지혜와 총명이 있는 자라는 말씀이다.
당나라 말기에 23년간이나 재상의 자리를 지킨 풍도(馮道, 882-954)라는 정치인이 있었다. 풍도는 자수성가한 인물로서 난세의 격랑
속에서 후당, 후진, 요(遼), 후한, 후주의 다섯 왕조에 여덟 성씨, 열한명의 군주를 차례로 섬기며 재상의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풍도는
‘설시’(舌詩)를 남겼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口是禍之門),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舌是斬身刀). 입을
봉하고 혀를 깊이 감추면(閉口深藏舌),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安身處處牢).” 이 시는 풍도 자신이 성공한 비결이 바로 입과 혀를 잘
다스린데 있었음을 말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말들이 명심보감에도 나온다.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口是傷人斧 言是割舌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고 하였고, “군평이 가로되,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君平曰 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也)고 하였으며,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가 솜과 같고, 사람을 해치는 말은 날카롭기가
가시 같아서 한 마디 말로 사람을 이롭게 함은 값어치가 천금과 같고, 한 마디 말로 사람을 해침은 아프기가 칼로 베이는 것과 같다.”(利人之言
煖如綿絮 傷人之語 利如荊棘 一言利人 重値千金 一語傷人 痛如刀割)고도 하였다.
석가모니(부처)도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며, “혀를 지켜라.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버리듯 입을 삼가지 않으면 입이 불길이 되어 온몸을
태우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말에 대한 격언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혀 아래 도끼가 들었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웃자고 한 말에 초상난다,”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세치 혀가 백 명의 군사보다 낫다.’ 이처럼 입과 혀에서 나온 말은 약(藥)이 될 수도,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혀를 잘
놀리면 천 냥 빚을 갚는가 하면, 혀를 잘못 놀리면 공들여 쌓은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가 있다. 따라서 지혜와 총명이 있는 자는 세치 혀를
잘 놀리는 자이다.
“땅 위의 것이요 정욕의 것이요”
15-18절 “이러한 지혜는 위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요, 땅 위의 것이요, 정욕의 것이요, 귀신의
것이니, 시기와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모든 악한 일이 있음이라.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는 예수님께서 언급하셨듯이,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눅 18:9), 말만 하고 행하지 않는 자들, 무거운 짐을 사람의 어깨에 지우는 자들, 높은
자리와 섬김 받기를 좋아하는 자들, 천국 문을 가로막고 선 자들, 교인을 지옥자식이 되게 하는 자들, 정의와 긍휼과 믿음을 버린 자들, 맹인 된
인도자들,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낙타는 삼키는 자들,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 자들, 회칠한 무덤
같은 자들,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지만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한 자들, 입만 열면 남을 비방하고 헐뜯는 자들이야말로 “땅 위의 것,”
“정욕의 것,” “귀신의 것”을 추구하는 자들이요, 혼란과 악한 일들을 만들어내는 자들임을 경고한 것이다. 반면에 하나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며, 자기 유익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경배와 섬김의 목적으로 삼는 자들은 하늘로부터 난 지혜를 소유한 자들로서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으며” “화평하게 하는 자들”이며,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는”
자들이다.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주인 크산투스가 자신의 종 이솝에게 초청된 손님들을 위해서 제일 귀한 재료를 써서 음식을
준비하라고 명했다. 그날 이솝이 만들어 내온 음식은 짐승의 혀로 된 요리뿐이었다. 화가 난 크산투스는 이솝을 불러 야단을 쳤고, 혀로 만든
요리들을 내온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이솝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말씀하신 대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왔습니다. 세상에 혀보다 더 귀한 요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혀야말로 진실의 기관입니다. 또한 혀는 설득의 수단이자,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하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더
이상 따질 수 없었던 주인은 다음날도 손님이 올 것이니, 이번에는 가장 나쁜 재료로 음식을 준비하라고 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솝이 준비한
음식은 혀 요리뿐이었다. 그것을 보고 주인이 또다시 야단을 치자, 이솝은 이렇게 대답했다. “혀는 신성을 모독하는 도구입니다. 불화와 싸움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혀는 한번 잘못 사용하면 전쟁을 일으키고 나라를 쓰러뜨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세상에 이보다 더 나쁜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