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자 그리스도45: 강화된 두 갈래 길(1)(계 14:1-11)
강화된 두 갈래 길(1)
계시록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하나님의 순결한 신부가 되라는 선포의 글이다. 계시록 14장
1절, “어린 양이 시온 산에 섰고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서 있는” 곳은 지상이 아니고, 천상의 시온 산으로써 지상에 있는 예루살렘성이 자리
잡고 있는 옛 모리아 산의 원형이다. ‘그들의 이마에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는 것’은 그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 그리스도에게 속한 구원받은 백성이란 점을 표현한 것이다. ‘어린양’은 지상의 예루살렘에서 인류의 속죄를 위해서 희생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십사만 사천’은 7장에 나온 구원받은 성도를 말한다. 그들은 입은 옷을 더럽히지 않고, 믿음의 정절을 지킨
자들이며, 큰 환란에서 건짐을 받은 자들이다. 그들의 이마에서 빛나는 이름은 아마 ‘크리스티아노스’(χριστιαν??)일 것이다.
‘크리스티아노스’란 ‘그리스도의 사람,’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 등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말로는 ‘기독교인’ 혹은
‘그리스도인’이 된다.
2절, 하늘에서 나는 물소리 같고, 우렛소리 같은 거문고 타는 소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 시온 산에 도열한 구원 받은 십사만 사천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이다. 계시록에서 거문고가 등장하는 경우는 하나님께 찬양을 돌릴 때이다(계 5:8, 15:2).
3절, ‘그들이 보좌 앞과 네 생물과 장로들 앞에서 부른 새 노래,’ ‘땅에서 속량함을 받은 십사만 사천 밖에는 능히 배울 자가 없는 이
노래’는 15장 2-3절에서 언급된 모세의 노래, 승리의 노래, 어린양의 노래, 구원의 노래이다. 가사의 내용은 7장과 15장에 소개되었다.
7장 9절,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있도다.” 15장 3-4절,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 양의 노래를 불러
이르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놀라우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강화된 두 갈래 길(2)
4절, “여자와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한 자라”는 뜻은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 사람 가운데에서
속량함을 받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속한 자들이다.” 이들은 흰 옷을 입은 자들이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한
자들이다. 여기서 “여자와 더불어 더럽히다”는 우상숭배를 말한다. 고대 종교들에서 특히 여신들을 섬기는 신전예배에서 있었던 실제 음행과도 연관이
있고, 엘리야 시대에 바알과 아세라 목신숭배를 강요했던 이세벨과도 관련된다. 계시록에서 이세벨은 음녀의 상징이다. 계시록 2장 20절은 이세벨을
하나님의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 거짓선지자로 지적하였다.
고대 근동과 유럽에서 섬겼던 아프로디테, 아세라, 아스다롯과 같은 여신 전(殿)에서는 예배행위에 성창들과의 성적 접촉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만 의존했던 고대 농경사회에서는 비로써 상징되는 하늘의 남신과 밭으로 상징되는 땅의 여신 사이의 만남으로 풍요와 다산이
이뤄진다고 보았다. 이런 정황에서 볼 때, 우상숭배는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좇는 영적인 음행일 뿐 아니라, 실제로 이뤄졌던 음행이다.
그래서 성서는 배교를 음행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다.
계시록은 짧은 수고, 긴 안식, 짧은 쾌락, 긴 고통에 대한 경고의 글이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영광을 돌리며 경배하라는 전도의 글이다.
계시록 14장 5절,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란 말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킨 자들이란 뜻이다. 여기서
‘신실’은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이고, 성도가 행한 약속은 일차적으로 침례 때에 행한 신앙고백을 의미한다. 초기교회 성도들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다.
계시록 14장 6절 이하 마지막 절까지는 계시록의 기록목적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말씀들이다. 여기서는 여러 천사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사라지면서 왜 우리가 하나님을 경배하는 믿음의 끈을 놓지 말아야하는지, 그 보상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은혜를 배반하고 대적한 무리들이 어떤
보응을 받게 될 것인지를 경고하고 있다.
강화된 두 갈래 길(3)
6-7절에 등장한 첫 번째 천사는 사람들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진 자로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고 선포하고 있다.
8절의 또 다른 두 번째 천사는 배교와 박해를 시행하는 제국 또는 악하고 음란한 세상의 멸망을 선포하고 있다. 여기서 ‘큰 성 바벨론’은
일차적으로 로마제국을 의미한다. “모든 나라에게 그의 음행으로 말미암아 진노의 포도주를 먹이던 자다”는 모든 속주국민들에게 우상숭배 곧
황제숭배를 강요한 것은 영적으로 음행을 주선한 것이기 때문에 자기뿐만 아니라 함께 한 자들까지도 진노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진노의
포도주’는 피를 상징하는 징계를 말한다. 이 천사는 제국의 멸망을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라고 탄식한다.
9-11절에 등장한 또 다른 천사 곧 셋째는 우상 곧 황제를 숭배하고 그 증표를 받으면, 바꿔 말하면, 적그리스도의 편에 서면, 불과
유황과 연기로 타는 불 못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을 경고한다. 여기서 불과 유황과 연기는 지옥의 불을, ‘밤낮 쉼을 얻지 못한다.’는 영원한
안식처인 천국의 반대개념이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버리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경고한다.
계시록은 회개를 촉구하는 경고의 글이다. 그것은 마치 노아가 홍수심판을 앞두고 백성에게 회개를 촉구한 것과 같고, 천사들이 유황불 심판을
앞두고 소돔과 고모라 성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한 것과 같다.
계시록의 특징은 죽으면 그만이다가 아니라, 죽은 후에도 그 고난이 세세토록 이어진다는 데 있다. 그리스 신화에 묘사된 탈타로스처럼,
지옥에서는 영원토록 쉼을 얻지 못하고 고통스런 일들을 끝없이 반복하게 된다.
10절의 “그 진노의 잔에 섞인 것이 없이 부은 포도주”는 물을 섞지 아니한 독주를 말한다. 고대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포도주에 물을
희석해서 마셨다. 포도주에 물을 섞는 비율은 20대 1에서부터 1대 1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고대의 문학가들은 3대 1로 혼합한 포도주를 가장
적절하게 보았고, 1대 1로 희석한 포도주를 "독한 술"(strong wine)로 언급했다. “그 진노의 잔에 섞인 것이 없이 부은 포도주라”는
표현은 심판의 강도나 고통의 강도가 심히 독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