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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4 10:58
부활(마 23:27)
 글쓴이 : 조동호
조회 : 2,349  

부활(마 23:27)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감쌌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먹였다.

T. S. 엘리엇(Eliot, 1888~1965)의 <황무지>(The Waste Land, 1922)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란 표현으로 시작된다. 엘리엇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고, 잠든 식물뿌리를 봄비가 뒤흔드는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며, 망각의 눈(雪)으로 덮인 겨울 땅을 차라리 포근했다고 읊었다.

엘리엇은 4월을 왜 가장 잔인하다고 했을까? 엘리엇은 현대인들의 삶을 눈 덮인 겨울 땅처럼 겉은 화려하고 깨끗하지만, 실상은 무덤 속 시체처럼 썩고 냄새나고 얼어붙고 죽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았다. 예수님이 당대의 사회를 회칠한 무덤, 겉만 깨끗하고 속은 더러운 그릇으로 본 것과 같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세상은 불모의 땅 황무지이다.

엘리엇은 죽음의 행진만이 끝없이 이어지는 공허하고 위선적인 현대인들의 삶은 완전히 죽어야 부활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살았다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황무지의 주민들에게 4월의 봄은 잔인하다. 봄은 죽어야 다시 살 수 있다며, 얼어붙은 현실에 안주한 자들에게 고통을 동반한 통회와 개혁을 촉구하는 거부할 수 없는 기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벽의 고요를 깨는 수탉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 밝아오는 새날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는 베드로의 회개를 촉구한 <닭이 울다>라는 그림에 “닭이 우는 시간은 통회와 고통 그리고 환희의 시간이다.”고 적었다. 서정주 시인은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고 난 다음에야 노란 꽃잎의 농익은 누님같이 생긴 국화꽃을 피울 수 있다고 노래하였다.

예수님의 부활은 자연의 이치 그대로의 진리를 증명해 보였다. 죽음의 고통이 없으면 부활도 없다. 통회의 고통이 없으면 환희도 없다. 수탉의 울음이 없으면 새날이 없고, 소쩍새의 울음과 먹구름을 동반한 천둥의 울음이 없으면 국화꽃도 없다. 그래서 4월의 봄은 잔인하다. 죽음의 고통, 통회의 고통을 통과한 후에 새롭게 태어날 것을 촉구하기 때문이다. 무덤 속을 박차고 나오신 부활의 주님을 찬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