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지공(私中之公)<눅 9:23>
(Leadership of Jesus)
정조는 1789년 신하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다음과 같은 말로 피력하였다. “사심 속에 공심이 절로 있고(私中自有公), 공심 속에 사심이 있다(公中亦有私). 사심 속의 공심(私中之公)은 비록 겉으로 굽어보여도 내실 용서할만하며(外雖曲而內實可恕), 공심 속의 사심(公中之私)은 비록 겉으로 곧아보여도 속은 굽어있다(公中之私 貌雖直而心却回互)." 사심과 공심은 이율배반적이지만 동시에 양립한다. 개인 없는 공동체 없고, 공동체 없는 개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치관에 따라 사심이 더 클 수도 있고, 공심이 더 클 수도 있다.
정조와 예수님의 리더십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 특징은 사심을 인정하되, 사심을 줄이고 공심을 키우도록 한데 있었다. 정조가 북인들에 품었던 속마음은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에 품었던 속마음과 같았다. 북인벽파세력과 바리새인들은 언제나 공(公)을 말했지만, 사(私)를 꾀했고, 사(私)를 업고 공(公)을 해쳤다. 반면에 정조는 소외당한 남인들과 서자(庶子)들을 등용시킴으로써, 예수님은 삭개오와 같은 죄인들을 품음으로써 그들이 사심을 줄이고 공심을 늘려가도록 도왔다. 특히 예수님은 명예와 권세를 취하는 대신에 인류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택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이 땅에 실현하셨다. 주의 만찬은 바로 이점을 되새김질하는 것이다.